변비에 좋은 음식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건 언제나 똑같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통곡물, 과일, 해조류 같은 식품들이다.
그리고 물을 많이 마시라는 조언, 유산균을 챙기라는 이야기, 가벼운 운동을 하라는 팁도 빠지지 않는다.
주류 의학과 영양학에서는 왜 이렇게 강조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식이섬유가 변의 부피를 늘려서 배변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정말 ‘변비에 좋은 음식’의 정답이 식이섬유 뿐일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진실이 숨어 있다.
왜 식이섬유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되는가?
식이섬유의 배변원리: 기계적 자극
식이섬유는 사실 다당류 탄수화물이다.
그런데 우리 몸은 이 다당류를 소화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내려가 물을 머금고, 변의 부피를 키운다.
이때 장벽을 기계적으로 자극해 연동운동을 유발하는데, 이게 바로 배변을 돕는 방식이다.
여기까진 분명 ‘변비에 좋은 음식’으로서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건 사실 어디까지나 고탄수화물·곡물 중심 식단을 할 때의 이야기이다.
탄수화물 위주로 먹으면 장에 머무는 찌꺼기가 비교적 무르고 양이 적어, 인위적으로 부피를 늘려야 배출이 원활해진다.
식이섬유의 그림자: 항영양소와 장 자극
문제는 식이섬유가 단순히 변을 늘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나 통곡물, 견과류 등에는 피트산, 옥살레이트, 렉틴 같은 항영양소가 함께 들어 있다.
이 성분들은 우리 몸에서 철, 칼슘, 아연 같은 미네랄 흡수를 방해한다.
뿐만 아니라, 일부 사람들에게는 장 점막을 긁고 자극해서 가스·복통·설사·복부 팽만 같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특히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이나 장누수 증후군,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이런 점을 보면, 무조건 ‘변비에 좋은 음식=식이섬유’라고 단정 짓는 건 위험할 수 있다.
인체 구조적 관점에서 본 변비의 진짜 원인
저지방·고탄수화물 식단과 담즙 분비 감소
우리가 잘 안 보려고 하는 진짜 구조적 원인은 따로 있다.
바로 담즙 분비 저하다. 지방을 섭취하면 담낭이 자극을 받아 담즙을 분비한다.
이 담즙은 지방 소화만 하는 게 아니라, 장 운동을 촉진하고 변을 윤활시켜 배출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현대 영양학에서 권장하는 저지방·고탄수화물 식단을 오래 하면 담즙 분비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가 없다.
담즙이 정체되고, 장이 건조해지고, 변이 딱딱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변비가 생긴다.
알게 모르게 인정되고 있는 담즙의 역할
재미있는 건, 변비 환자에게 우루사(UDCA, 담즙산 제제)를 처방하는 사례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변비에 좋은 음식이라고 하면 다들 채소만 생각하지만, 의학적으로도 결국은 담즙을 보충하거나 분비를 돕는 쪽으로 접근한다는 의미다.
지방을 먹었는데 더 변비가 생기는 이유?
담즙 분비가 변비의 원인인 것을 알고 지방을 챙겨 먹었는데 오히려 변비가 생기는 현상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평소 저지방·고탄수 위주로 먹었던 사람은 담낭(쓸개)이 거의 쉬고 있었던 상태였다.
✔️그런데 갑자기 고지방을 먹으면 담낭이 “야, 담즙 내놔!”라는 신호를 강하게 받는다.
✔️그렇게 담즙이 한꺼번에 많이 필요해졌는데, 오랫동안 쉬던 담낭은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담즙 양이 부족하거나, 흐름이 막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변을 부드럽게 할 정도의 담즙이 못 나오거나, 반대로 소량만 나오고 장운동도 아직 적응이 안 돼서 변비가 생긴다.
다시 정리해보자면, 담즙 분비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지방만 확 늘려버리면, 장운동 리듬이 깨지고 담즙도 부족해져서 변비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일시적이고, 담낭과 간이 적응하면서 점차 해결되기에 지방의 양을 몸 상태에 맞게 천천히 늘려가면 된다.
스타벅스 연유라떼의 효과 또한,
우루사 말고 유명한 사례로는 아마 스타벅스 연유라떼가 아닐까 싶다.
스벅 연유라떼는 연관검색어에 변비, 관장이 있을 정도로 효과가 좋다고 입소문이 퍼져있는데 이 또한 담즙의 역할이 인정되고 있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연유라떼 한 잔에는 동물성 유제품(연유, 우유)의 지방이 들어 있다.
✔️유제품 자체가 담즙 분비를 자극
우유나 연유 모두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어서, 특히 지방 성분이 담낭을 자극하게 된다.
그렇게 담즙이 분비되면 장운동이 촉진되고 변이 부드러워진다.
✔️카페인의 역할
라떼의 주 재료인 에스프레소(커피)는 카페인을 포함하고 있다.
카페인은 대장 근육을 움직이는 ‘연동운동‘을 촉진한다.
그럼으로 인해 장을 깨우고, 배변 신호를 더 쉽게 느끼게 한다.
✔️설탕(연유)의 삼투작용
연유는 설탕 비율이 매우 높다.
고농도 당질은 장 안으로 수분을 끌어당기는 삼투효과를 내는데, 이는 변이 묽어지거나 부드러워져서 배변이 쉬워지게 된다.
연유라떼도 위와 같은 이유로 입소문이 나있지만
사실 담즙 활동이 원활하지 않고 예민한 사람들은 우유만으로도 큰 자극을 받는 것을 꽤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진짜 변비에 좋은 음식은 무엇일까?
담즙 분비를 돕는 좋은 지방
이제는 시선을 바꿔야 한다.
‘변비에 좋은 음식’을 묻는다면, 식이섬유가 아니라 담즙 분비를 돕는 음식, 즉 지방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복에 올리브유 한 스푼을 먹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올리브유를 섭취하면 담낭이 자극을 받아 담즙을 분비하고, 이 담즙이 장 운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해 변비가 완화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을 통해 변비가 개선되는 걸 경험한다.
케톤식·카니보어에서는 식이섬유가 필요 없는 이유
케톤식, 저탄고지, 카니보어처럼 지방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단에서는 변의 양이 적어도 변비가 잘 안 생긴다.
에너지원으로 쓰인 지방과 단백질이 거의 다 흡수되기 때문에 변이 줄고, 담즙 분비가 왕성해져 장 운동이 정상화된다.
이때 식이섬유를 굳이 많이 먹을 필요도 없다.
오히려 항영양소 때문에 장 건강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즉 변비에 좋은 음식을 무조건 식이섬유라고만 생각하는 건, 고탄수화물 식단을 기준으로만 바라본 좁은 시각인 셈이다.
정리: 변비에 좋은 음식, 관점을 바꾸자
✔️일반적으로 알려진 변비에 좋은 음식: 식이섬유 많은 채소, 통곡물, 과일
✔️근본적 원인: 저지방/고탄수화물 식단으로 인한 담즙 분비 저하
✔️진짜 변비에 좋은 음식: 담즙 분비를 자극하는 좋은 지방(올리브유, 버터, 코코넛 오일 등)
✔️케톤식/카니보어 식단에서는 식이섬유 없이도 담즙과 장운동으로 변비 해결 가능
지금까지 ‘변비에 좋은 음식’을 단순히 식이섬유로만 생각해왔다면, 이제 관점을 확 바꿔보자.
담즙 분비를 돕는 식습관과 좋은 지방이야말로 진짜 해결책이라는 건, 소화 생리학적으로도 의학적으로도 반박할 수 없는 팩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