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씩 살펴보게 되는 아기과자 성분. 그런데 제대로 보고 있는 건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영양 공부를 조금씩 하게된 후로 종종 마트에 가면 이전에 별 생각 없이 사먹었었던
과자들 뒷면의 성분표를 한 번씩 보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정말 내 인상이 펴지질 않는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영유아 먹거리 코너로 가서 원재료명을 살펴보았는데 아니나다를까더라.
아기과자 성분 제대로 보고 있는가?
무엇을 봐야할까?
그럼 성분/원재료명을 볼 때 무엇을 봐야할까?
개인적으로는 어떤 기름인지가 최우선이고 그 다음은 어떠한 재료들을 사용했는가를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과자는 식물성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실 손에서 내려놔야함이 맞다.
식물성기름은 무조건
더해서 유탕처리제품이든 유처리제품이든 아무리 좋은 기름이라 해도 이를 수소화시켜 경화유나 부분경화유로 만들게 되면
나쁜 물질로 변하게 되니 아이를 위해서라면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음식을 쥐어주도록 노력하자.
*유탕처리제품 – 끓는 기름에 원재료를 넣고 튀긴 것
*유처리제품 – 제조 과정에서 기름을 바르거나 뿌린 것
유기농 설탕은…
나조차도 종종 ‘유기농설탕’ 이라는 말에 현혹될 때가 있다.
유기농이라 하면 뭔가 건강을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이지 않은가.
하지만 슬프게도(?) 설탕에는 유기농인지 아닌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설탕과 액상과당은 모두 약50%는 포도당이고 나머지 50%는 과당이기 때문이다.
포도당과 과당 모두 순전한 당분이며, 중독, 지방 축적, 글리케이션(당화반응) 촉진이라는 문제를 초래하니
최대한 단맛과 멀어지는 것이 좋다.
과당과 인슐린저항성
뇌에서 기억이나 연산 등을 담당하는 해마나 전두엽 쪽은 인슐린을 꼭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과도한 과당 소비로 인해 인슐린저항성이 생기면 이 부위들이 퇴화해서 뇌기능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 글을 보는 엄마, 아빠들 대부분은 은근히 ‘우리 애는 그 정도로 단 걸 안 먹이니 괜찮겠지?’ 라는 생각을 할 듯 싶다.
하지만 생각해보시라.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 학교, 학원, 병원에서 받아 먹게 되는
비타민캔디나 일반 사탕, 초콜렛, 과자, 케이크,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과일들(특히 탕후루 말잇못..),
또는 신나게 뛰어 놀다가 한 두개씩 사주는 아이스크림 혹은 달달한 음료수까지.
과연 본인의 생각만큼 내 아이가 단 걸 안 먹는가?
요즘은 아이들 간식거리가 여러 형태로 참 다양하게 나옴과 동시에 너무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라 더 위험한 것 같다.
오후 4-5시에 놀이터만 나가도 별의 별 걸 다 사먹는 아이들을 볼 수 있으니…
[천재의 식단 – 맥스 루가비어, 폴 그레왈 지음]
과당을 자주 섭취하면 간에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염증이 생기고, 세포가 혈관에서 포도당을 흡수하는 능력이 손상되어 결국 혈당을 높인다.
뿐만 아니라 과당의 영향이 종합적으로 나타나면 뇌의 유전자 발현이 바뀔 수도 있다.
UCLA의 한 연구진은 쥐들에게 날마다 탄산음료 1리터에 들어 있는 것과 동일한 양의 과당을 먹였다.
그러자 6주 뒤부터 혈당, 중성지방, 인슐린 수치가 높아지고 인지력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물만 먹었던 쥐들에 비해서
과당 음료를 먹였던 쥐들은 미로에서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두 배나 걸렸다. 사실 연구원들을 가장 크게 놀라게 만들었던 건,
과당을 먹은 쥐의 뇌에 있는 1,000개 가까이 되는 유전자들이 바뀌었다는 점이었다.
변이된 부분은 파킨슨병, 우울증, 조울증 같은 질병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였다. 유전자 파괴 정도가 워낙 강력해서,
수석 연구원이었던 페르난도 고메즈 피니아는 UCLA의 출판물에 실린 글에서 뇌에 끼치는 영향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음식은 약품과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강력한 영향을 반대로 되돌릴 수도 있다. 실험에서 그 쥐들에게
오메가-3 지방산 DHA를 먹였을 경우 인지력과 유전자 발현에 끼치는 과당의 부정적인 영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쥐 실험에서 과당을 과다 섭취했던 쥐는 뇌의 신경가소성이 손상되고 머리 부상을 치유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당분 섭취를 줄여 뇌가 받는 스트레스를 없앨 수 있다면, 외상성 뇌 손상을 겪은 수천만 명의 회복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지 모른다.
밀가루는 왜 나쁜가
밀가루를 피해야하는 이유는 밀, 보리, 귀리 등에 포함된 물에 녹지 않는 단백질 ‘글루텐‘ 때문이다.
흔히 빵이나 국수를 제조할 때 반죽이 끈끈하게 되는 것이 이 물질 때문인데,
이 끈기를 이용해 효모가 만든 탄산가스를 가두어 빵을 부풀리거나 국수의 길이를 늘린다.
글루텐을 반죽해서 밀고기라는 인조육을 만들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콩을 주재료로 하는 콩고기의 경우에도 점성을 더하기 위해 글루텐을 첨가한다고..!
아무튼 글루텐은 밀가루를 가공 및 조리하는 데 기본이 되는 성분인데,
이 성분은 우리가 먹는 다른 단백질(예-동물성단백질)과 달리, 인간이 완벽히 소화할 수가 없다.
대부분의 단백질은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지만, 글루텐은 펩타이드라고 불리는 큰 덩어리로만 쪼개질 수 있다.
이런 덩어리들은 침입자인 세균과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내재 면역계의 반응을 촉발해서 장의 투과성을 더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참고로 장의 투과성이 높아지면 본래 장내에 머물러야 할 독소와 미생물이 혈류로 새어나가거나
반대로 바깥의 이물질이 장내로 새는 현상이 벌어져 전신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절대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우리 신경계와 뇌 속 깊숙한 곳에서 조용히 일어나고 있는 문제라 겉으로 드러나는 신호나 단서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아직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일 뿐인데, 신경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 모두가 글루텐에 민감할지도 모른다.
글루텐 민감성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산을 증가시키고, 이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핵심 요인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만성적인 염증은 신경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인지 기능 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밀가루를 멀리해야하는 이유는 이로써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사이토카인은 면역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이는 체내에서의 염증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이다.
아기 과자 코너 옆에 조미김도 있길래 살펴봤더니 역시나 카놀라유였다.
아기들 제품도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김에도 옥배유나 대두유, 채종유 등으로 함유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잘 살펴보고 구매하시길 권해드리고 싶다.
이렇게 피해야할 아기과자 성분에 대해 알아보았다. 나 또한 식단 공부를 하기 전에는 전혀 생각치 않았던 부분이었고
우리 아이들조차 대수롭지 않게 사서 먹이며 키웠었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모르고 행동하는 것과 알면서도 행동하는 것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알면서도 행하는 것은 나중에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온전히 내 책임이 되는 것과 같다.
어디서 봤는데~ 들어보긴 했는데~ 누가 알려줬는데~ 하면서도 순간 내가 귀찮아서
순간 아이가 너무 원한다는 이유로 추후의 대책 하나 없이 하나 둘 먹이게 되면 어느 날 갑자기 후폭풍이 몰려올 수 있다.
그 때 가서 ‘갑자기 왜 이러지?’, ‘우리 애는 왜 이렇게 자주 아픈 거지?’ 하지 말자.
알면서도 행하지 않은 것이 스스로 내 아이를 그렇게 만든 것이니 말이다.
요즘의 나는 조금만 더 일찍 공부할 걸, 그 때 알았더라면. 어릴 때부터 알고 자랐더라면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랬으면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행복하게 지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 때문이다.
내가 무지했기 때문에 내 아이가 이렇게 됐어 라며 한도 끝도 없이 자책하라는 말이 절대 아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것이다. 충분히 바꿀 수 있다.
하루라도 빨리 알면 알수록 희생과 노력이 덜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