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 허기, 왜 계속 배가 고플까? 지방을 먹어도 괜찮은 이유와 ‘일리얼 브레이크(Ileal brake)’의 비밀

저탄고지를 시작하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의문에 부딪힌다.

“고기를 먹고, 지방도 먹었는데 왜 계속 배가 고프지?”

사실 이 저탄고지 허기는 단순한 배고픔이 아닐 수 있다.

진짜 원인은 탄수화물 중독에서 오는 가짜 허기일 수도 있고, 또는 지방 섭취가 부족한 잘못된 식단 구성 때문일 수도 있다.

이 글에서는 저탄고지 식단에서 허기를 느끼는 이유, 저혈당 반응과 탄수화물 중독의 실체, 그리고 고지방 식사의 핵심 원리인 ‘일리얼 브레이크(ileal brake)’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본다.

 

 

 

저탄고지 허기

저탄고지 허기, 그 이유는?

아직 남아 있는 당중독 패턴

탄수화물은 ‘즉각적인 에너지’라는 매력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중독성도 강하다.

단 음식을 먹었을 때 나오는 도파민, 인슐린 반응, 그리고 빠른 혈당 상승은 뇌에 보상을 주는 회로를 자극한다.

이는 마치 약물 중독처럼 반복을 유도하고, 탄수화물의 부재 자체가 허기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이런 허기는 진짜 에너지 결핍이 아니라, 뇌가 익숙했던 보상 자극을 못 받아서 생기는 금단 증상에 가깝다.

 

Tip: 저탄고지 시작 후 2~3주는 이런 가짜 허기를 참고 넘어가야 한다.

이는 신체가 지방 연료에 적응해가는 지방 적응(fat adaptation) 단계로, 지나고 나면 신기하게도 배가 덜 고프고 식사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지방이 부족한 저탄고지?

저탄고지를 한다고 하면서도 ‘지방’을 충분히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방은 칼로리가 높으니까 조심해야지”라는 생각으로 고기를 기름기 없이 굽거나, 버터를 빼고, 닭가슴살만 먹는 식단은 포만감을 유지할 수 없다.

지방은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니다. 인체에 ‘포만감을 지속 시켜주는 생리적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지방이 부족하면 식사 직후는 괜찮더라도 금방 다시 허기가 밀려온다.

 

포화지방 불포화지방 이란, 지방 아직도 오해하고 계신가요?

 

 

 

저탄고지 허기와 저혈당 반응의 관계

초기 저탄고지 단계에서 혈당이 평소보다 더 떨어지면서 허기가 생기기도 한다.

기존 고탄수화물 식단에 익숙했던 몸은 에너지원으로 ‘당’만 쓰는 구조에 길들어 있다.

그런데 갑자기 탄수화물을 줄이면 혈당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일시적인 저혈당 증상이 나타난다.

이럴 땐 단순히 고기(단백질)만 늘리는 것보다 질 좋은 동물성 지방과 소금(나트륨)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방은 천천히 흡수되며, 포만감을 지속시켜 저혈당 반응을 줄여준다.

또한 저탄고지 식단에서는 탄수화물이 적기 때문에 나트륨 배출이 늘어나 전해질 부족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탄수화물은 인슐린 분비를 자극해 나트륨을 체내에 붙잡아두는 역할을 하지만, 인슐린 분비가 줄어드는 저탄고지 상태에서는 나트륨이 쉽게 빠져나가고, 그로 인해 피로감, 어지럼증, 두통 등의 ‘키토 플루’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따라서 저탄고지 식단을 할 때는 ‘싱겁게 먹어야 건강하다’는 고탄수 식단 기준의 상식을 벗어나야 하며, 오히려 천일염이나 미네랄 소금 등으로 충분한 나트륨을 보충하는 것이 식욕 조절과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전략이다.

 

 

 

일리얼 브레이크(ileal brake)란? 고지방 식사가 허기를 줄이는 과학적 이유

일리얼 브레이크란 무엇인가?

‘일리얼(ileal)’은 소장의 마지막 구간인 회장(ileum)을 뜻한다.

이 부위까지 지방이 도달하면, 장 내벽에 있는 세포들이 반응해 GLP-1, PYY, OEA 같은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들 호르몬은 위장의 배출 속도를 늦추고, 식욕 중추에 포만감을 전달하며, 식사 욕구를 자연스럽게 차단한다.

이게 바로 ‘일리얼 브레이크’, 즉 인체가 스스로 먹는 양을 조절하는 후천적 포만 시스템이다.

 

왜 지방이 일리얼 브레이크를 가장 잘 자극할까?

단백질이나 탄수화물도 일리얼 브레이크를 자극하지만, 가장 강력한 자극원은 지방이다.

특히 장쇄지방산(Long-chain fatty acids), 예를 들어 쇠기름, 돼지기름, 우유지방, 생선기름이 이 기제를 가장 강하게 활성화시킨다.

이 지방들이 회장까지 도달하면, 그 순간부터 식욕은 줄고, 다음 식사까지 허기가 훨씬 덜하다.

이건 단순히 ‘열량이 높아서 배부르다’는 느낌이 아니다.

호르몬 분비로 인한 생리적 조절이다.

 

“Ileal brake: a sensible food target for appetite control. A review”
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08)

 

 

저탄고지 허기

고지방 식사는 정말 마음껏 먹어도 될까?

처음 저탄고지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흔한 질문 중 하나는 “지방은 칼로리가 높은데 정말 마음껏 먹어도 돼요?” 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오히려 마음껏 먹어야 한다.” 이다.

단, 그 지방이 트랜스지방이나 식물성 기름이 아니라 자연 상태의 동물성 지방일 경우에만!

고지방 식사는 체내의 ‘포만 호르몬 시스템’을 작동시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식사량이 줄고, 식사 간격이 길어지고, 인슐린 분비도 줄어들어 체중이 안정화된다.

 

 

 

저탄고지 식단은 다이어트가 아니라 평생 가져가야 할 건강식

‘저탄고지’는 단순한 체중 감량을 위한 트렌드 식단이 아니다.

이건 호르몬 밸런스, 식욕 조절, 장 건강, 뇌 기능까지 포함하는 인체의 회복을 위한 시스템이다.

저탄고지를 실천하면 렙틴-인슐린 축이 안정화되고, 장내 환경이 개선되며, ADHD, 틱장애, 인지 기능 저하 같은 문제도 줄어드는 사례가 많다.

특히 어린이의 과잉행동, 집중력 저하, 식욕 통제 문제도 탄수화물 중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식단이 가진 힘이 결코 작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저탄고지 허기

마무리: 저탄고지 허기를 줄이는 핵심 요약

⚠️허기의 원인은 당중독, 지방 부족, 저혈당 반응이다.

⚠️일리얼 브레이크는 고지방 식사의 식욕 조절 기전으로 과학적으로 입증된 기전이다.

⚠️지방을 충분히 먹을수록 자연스럽게 먹는 양이 줄고, 식사 간격이 길어진다.

⚠️지방을 먹는 것이야말로 ‘덜 먹게 만드는 식사 전략’이다.

⚠️저탄고지는 단기 다이어트가 아니라, 면역/장 건강/정신 건강까지 회복시키는 평생 식사법이다.